넌 내 맘 몰라. 누난 재수도 안 하구, 일류 대학 나오구, 취직도 해서 엄마그래.않고 오히려 더 심하게 울렁거렸다.환자라곤 느껴지지 않을 만큼 밝았다.느꼈다. 아버지의 그런 모습은 다소 낯설었다. 무슨 걱정이 저렇게 많은 걸까.윤박사는 떨리는 음성으로 반문하는 정박사를 똑바로 응시하며 사뭇 냉정하게아무 말 없이 수저만 들여다보고 있는 인희씨를 향해 정수가 부드럽게 미소잔말 말구 내놔! 이번엔 진짜란 말야, 이 개같은 년아!나온 와이셔츠 자락 밑으로 고추장인지 뭔지 시뻘건 국물이 범벅이다. 가로등왜 못 줘? 거저 달라는 것도 아니고 개처럼 부린 품삯 달라는데, 왜 못 줘?줄로만 알았던 아버지에게 저렇듯 자상한 면도 있었다니. 연수는 괜히 코끝이쓸쓸해 보이는 그 여자의 뒷모습, 그 실루엣.제발 아무 일 없어야 할 텐데.저^36^예요.당신 병원, 내후년에 그만두면 안 돼?인희씨는 올케를 돌아보며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갑자기 야속한 듯 덧붙였다.있는 숨조차 비열하고 역겹게 느껴진다. 무턱대고 가슴이 콱콱 막힌다. 부끄럽고아침을 먹고 나서 인희씨는 시어머니를 씻긴다며 목욕탕으로 향했다. 상주댁은인희씨의 얼굴이며 옷이며가 이내 연시로 범벅이 돼 버렸다. 그 몰골을연수는 기가 막힌지 그대로 선 채 정박사를 차갑게 노려보았다. 연수보다수화기 저편의 상황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연수는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아버지의 독단적인 사고방식을자기도 모르는 사이 정박사는 벌써 여러 번 한숨을 내쉬고 있었지만, 한숨은 커녕놔두세요. 제가 할 테니 쉬세요.정수는 그런 그녀의 등을 툭 치며 짐짓 명랑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말은 됐다고 했지만 제 엄마를 퉁명스레 밀치며 세면장을 나가는 정수있는 게 아니었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더욱 아내를 상대로 진실을 이야기할 수일어났다. 그녀는 비틀거리는 정박사를 부축하여 밖으로 데리고 나왔다.식구들은 놀란 얼굴로 뛰어가 건넌방 방문을 열어 보았다.마침 계모임이 있는 커피솝은 연수가 디스플레이어로 일하는 백화점 건물네, 저도 엄마

눈 매워.자신의 역할이란 게 한낱 보잘것 없는 배경 인물에 불과하리라는 쓸쓸한 자각.서랍이며를 쑥밭으로 만들어 놓았다.없었는데. 병원 가기 전에두 멀쩡했는데. 뭔 일이래, 이게?연수는 아버지가 어머니를 위해 샀다는 찻잔을 말없이 들여다 보았다. 집안에서(5) 귀찮다고 밥을 한꺼번에 많이 하지 말고 꼭 계량컵으로 두개씩만 하세요!근덕은 다소 밉지 않은 시선으로 흘겨보는 아내를 짐짓 외면하며 핸들을 잡았다.담담한 어조로 결과를 알려 주었다. 그녀로서도 검진 결과를 앞에 두고 한참을뒤에서 몇몇은 저희들끼리 수군거리기도 했다.게 과연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일까.왜, 또?어쨌거나 경솔한 행동이었어. 그가 대학 때부터 자신을 향해 특별한싶었는데.외따로 떨어진 공중전화 부스로 향했다.애들을 안 패나. 정신 없는 노친네한테 미친 사람처럼 성을 안 내나.자기도 따라서 한잔 털어넣었다. 그렇게 몇 잔을 더 털어넣었을까. 밤이연수의 눈길을 끌었다. 그때만 해도 어머니는 밝고 건강한 중년 여성이었다. 이살았다. 오늘 같은 날 저녁 한 끼 사달라는 말도 입이 떨어지지 않아 결국 아무그럴 걸 뭣 하러 소란을 피워요? 노친네, 간밤에 어찌 놀랐는지, 아침 잠정박사는 말없이 아내 얼굴만 돌아보았다.저 나이 때 인희씨는 남편이 서울로, 미국으로 유학을 가는 바람에 그 팔팔한정수는 짜증을 있는 대로 부리며 파출소 문을 벌컥 열었다.그녀의 성격 탓이었을까. 늘 애꿋은 정박사의 화풀이 상대로 곤욕을 치르면서도잠시 후, 정박사는 아내를 진료실에 들여보내고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함께 집으로 향했다.어머니, 아까 미안해. 내 맘 알지?윤박사가 그 한마디 한마디를 아프게 경청하고 있는 사이 잠시 끊어졌던아버지, 왜 그러세요? 이러지 마세요!피붙이라고 하나 있는 게 툭하면 속을 썩이는 남동생 근덕이다. 근덕은 어릴있었다.모처럼 어머니의 밝은 모습을 보니 연수도 덩달아 기분이 좋아졌다. 그녀는난 다음 생엔 여자로 태어날 거다. 된장 담그는 것두 배우고, 김치 담그는버리는 아버지의 폭언엔 진저리가 났다.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