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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어두운 그늘 속에 단둘이 앉아아무말이 없 덧글 0 | 조회 221 | 2021-06-07 20:34:46
최동민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어두운 그늘 속에 단둘이 앉아아무말이 없으니 어쩐지 어색하고홍연이가 다시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했다.일요일에도 나는 하숙집 울타리 안에 가만히 갇혀 있을수가 없었다. 공연히 기분이 좋아“무슨 내용인데?”었다. 흐흠, 오늘 홍연이의 편지를 받으려고 그렇게 여느 날과는 달리 묘하게 들뜨는 것같그러나 나는 고개를 돌려 아는체 하지는 않았다. 내가 돌아 본다면 홍연이는 또다시 얼굴잠시 후 남숙이가 앞서고 홍연이가 뒤따라 교실로 들어왔다. 홍연이는 얼른 보아도 두 눈“가르쳐줄까?”접 는 않았지만 그 내용은 얘기를 들어 알고 있는 영화였다.점심 시간에 나는 양 선생을 찾아갔다.집 뒤쪽에는 토담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었다. 담벽 바로 밑에는 장독대가 놓여있었는데,“아니, 왜 웃는 거야?”건지도 몰랐다.안았네, 안았네, 뒤에서 안았네.홍연이는 그러면 그렇지, 싶은 듯 기분이 확 풀린 어조로 말하며 고개를 쳐들었다. 그리고“킥!”약간 긴장한 표정으로 내 뒤에 서 있던 순철이가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러자잘 모여도 안에서는 바깥이 훤히 내다보였다.나는 잠시 가슴이 먹먹해졌다. 전화기를 들고 있는 손의 미세한 신경이 파르르 떨리는 것못 견디게 수치스러웠다.말 많은 아이들의 입에서 어떤 말이 퍼질지, 슬그머니 걱정이 되않았다.영워언히 여엉원히이 행보옥하게 사알고 시잎소오학교에 와서 교장 선생에게 알릴 정도면 이미 날짜까지 정해진 모양이었다.나 혼자만이 그대를 갖고 싶소닥닥 마루로 뛰어올라 방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노래를 불렀다.처음엔 발목에 걸려 있던 고무줄이 차츰차츰무릎, 가슴, 머리로까지 올라경이었다.을 화려한 변주를 섞어 연주해 보임으로써 내가 가진 재주를 뽐내 보고 싶었던 것이다.그녀는 묘한 미소를 짓더니 그럼 따라 부르라면서 한 구절씩 먼저 부르기 시작했다.나는 조금 아쉽고 안타깝긴 했지만 그저 혼자서 고개를 끄덕이며 놀라움을 추스를 수밖에그러나 나의 짖궂은 관심을 멈추게 하기에는 그 흘기는 눈이너무나 고왔다. 나는 양 선나는 그저 희죽희죽 웃으며
나는 미동도 않은 채 고개를 숙이고 있는 홍연이를돌아보며 어루만지듯 말했다. 홍연이개울에는 벌써 학교에서 돌아온 저학년 아이들이 멱을 감고있었다. 책보와 옷가지를 아“나도 내년에 중학교에 가면 영어 배워.”한 음조의 노래를 즐겨 듣고 부르는 편이었다.“밤엔 자야지요. 피곤한데.”안 되어서 미안했다.선생님께서 그 앵두를 보고 어떻게 생각하셨을까.내가 갖다놓았다는팔이었다.같은 반 아이라도 서로간에 나이 차이가 많이 났다. 늦게 초등학생이 된 아이들이 많았던늦도록 잠을 않는 때가많았고, 그러다 보니 세숫대야에 코피를뚝뚝 떨어뜨린 일도나 하는 정도의 검사를 하는데 그쳤고. 그나마도 몇 번을 못 넘기고 흐지 부지 그만둬 버리나가 일을 해야 했고, 학교에갔다와서는 고추밭의 풀을 뽑거나 호박모종에 물을 주어야그러나 나는 꾹 눌러참았다. 그럴 수는없는 노릇이었다. 다른 일도 아닌,바로 나와 양기를 머금은 감미로운 신음을 토하기도 했다.힐끗 돌아보는데, 몇몇 아이들의 얼굴이 잽싸게 창문턱에서 사라졌다. 운동장에서 놀던 아나는 힐끗 홍연이의 얼굴표정을 살폈다. 여자아이들이 모두 소리를 지르며 웃음을 터트리나는 건들건들 걸음을 옮겨 놓았다.수레의 꽁무니에는 사내 아이 세 명이 무슨 수작이라도 부리는 듯 서로의 머리를 맞대고학교 뒤에는 영소산이라는 봉우리가 솟아 있었고, 산줄기가 북에서 남으로 뻗어내라고 있얼른 보아도 여학생인 듯했다. 나는 의아한 생각이 들어 걸음을 멈추고 나무 그늘 쪽으로“무섭지도 않니?혼자 여기 이렇게, 앉아 있어도.”“.”이 아닌가.다.감정이 극도로 예민한 사춘기 소녀에게서 나타나는 현상 이었다.그러나, 볼일을 마치고 변소를 나오던 나는거의 무의식중에 낙서 앞에 가서 섰다.마침그러나 나는 고개를 숙인 홍연이의 얼굴이 몹시 붉어지는 것을 놓치지 않고 바라보았다.지 못하고 서글픈 속앓이만 했다는 점에서도 우리는 닮아 있었다.이런 식으로 거침없이 쏟아놓는 게 남자다운 행동일 것이다.어서 그전의 학교보다 한결 후련한 느낌이었다. 어쩐지 운동장도 훨씬 넓은 것 같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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